“너희 중에 복음주의 기독교인 있나?”
이 질문에 세수나Sesuna는 불안한 마음으로 방 안을 둘러보았다. 그 곳에는 의무 군사 훈련을 받으려고 금방 도착한 같은 졸업반 학생들이 있었다. 세수나는 그 학생들 가운데 몇 명이 복음주의 교회에 다닌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학생들 누구도 자신이 복음주의 기독교인이라고 시인하지 않았다. 세수나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에리트레아에서 복음주의 교회에 다니는 것은 불법이었기 때문이었다. 학생들이 아무 대답도 하지 않자, 전통적인 군복을 입은 교관이 에리트레아 정부입장에서 복음주의가 왜 잘못된 것인지에 대하여 앵무새처럼 설명하기 시작했다. “복음주의는 미국인들이 에리트레아를 약화시키기 위해 발전시킨 신념체계이다.”
세수나가 일어나려고 하자 옆에 있는 소녀들이 옷을 잡아당겨 주저앉히려고 애썼다. 세수나의 친구들은 그리스도를 따른다고 인정한 사람들이 세상과 고립된 그 군부대에서 무슨 일을 당하는지 알고 있었다.
에리트레아의 고등학교 졸업반이 되는 모든 학생들은 누구나 수단과의 국경에서 ‘사와 방어 훈련 센터Sawa Defense Training Center’ 부근 큰 규모의 훈련 캠프장에서 일 년을 보내야 한다. 이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군사 훈련을 받고 강제 노동에 시달린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성적 학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학생들은 이 훈련 캠프에서 6개월을 보내고 다시 1년 병역 의무를 치른 뒤, 공무원이나 무기한 군복무에 배정된다. 다른 직업은 선택할 수 없다. 이런 강제 복무 때문에 해마다 수많은 에리트레아 학생이 다른 나라로 도망친다.
훈련 교관이 이름을 부르자 세수나는 담대하게 진술했다. “저는 성경을 갖고 있어요. 저는 거듭난 기독교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