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청두Chengdu 시 ‘이른비 언약교회Early Rain Covenant Church’에서 몇 년 동안 가족과 함께 예배 드린 루이팅Ruiting은 목회자가 당국자들에게 체포되는 장면을 보는 것에 익숙해졌다. ‘이른비 언약교회’ 왕이Wang Yi 목사에 대한 그녀의 가장 오랜 기억 중 하나는 2012년 6월 3일 그가 체포된 것이었다. 1989년 천안문 광장 대학살 추모일인 6월 4일, 당시 당국자들은 영향력이 있는 왕이 목사가 이틀 간 아무런 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구금했다.

그러나 2018년 12월 9일 경찰이 왕이 목사를 체포했을 때 루이팅을 비롯한 이른비 언약교회 성도들은 충격을 받았다. 이번에는 단순히 협박하거나 왕이 목사의 입을 일시적으로 막으려는 시도가 아니었다. 당국은 왕이 목사의 아내 지앙롱jiang Rong사모와 지도자들과 150명 이상의 성도를 체포했다.

루이팅의 아버지 치앙Qiang은 왕이 목사가 쓴 여러 편의 글을 읽고 그리스도를 믿기 시작했다. 루이팅과 나머지 가족족이 믿음을 갖게 된 뒤, 가족들은 청두로 이주하기로 결심했고, 루이팅의 부모는 어린 아들 지아넨Jianen과 지아웬Jiawen을 ‘이른비 언약 교회’에서 성경적인 제자로 키우기를 소망했다. 

 

2017년, 루이팅은 ‘이른비 언약교회 신학교’에 입학하여 왕이 목사의 행정 보조로 일하면서 공부했다. “목사님은 제 신학교 선생님이기도 하셨어요. 매우 좋은 선생님이었어요. 목사님의 가르침이 없었다면 저는 하나님의 종이 되지 않았을 거예요.”

 

2018년 12월 9일, 루이팅은 남편을 비롯한 교인 몇 사람과 다가오는 성탄절 연극 예행 연습을 하고 쇼핑을 하며 오후를 보냈다. 루이팅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날 오후 6시에서 7시 쯤 집에 돌아올 때까지는 평소와 다른 게 없었습니다. 그런데 한 형제가 체포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더 담대한 성도들을 목격했습니다. 아무도 믿음을 포기하지 않았고 매주 계속 예배를 드렸습니다. 왕이 목사님이 없어도 우리는 항상 하나님께 예배를 드립니다.”

 

중국의 대중적인 앱인 위챗의 단체 메시지를 통해 이른비 언약교회 성도들은 교회의 사무원이 체포되었고 당국이 교인들의 개인정보가 담긴 노트북을 압수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성도들은 그 위챗  메시지를 통해서 왕이 목사부부의 구금과 다른 체포된 사람들의 새로운 소식들도 알게 되었다. “그 당시 많은 사람이 사라졌습니다. 우리와 전화로 메시지를 주고받던 사람들이 갑자기 소식이 끊겼고 어느 순간 사라져버렸습니다.“ 

 

루이팅은 함께 사역했던 대부분의 동역자들이 체포되었다는 사실을 곧 알게 되었고, 이제 자신이 그 다음 차례가 될까 봐 두려웠다. 남편과 함께 부모님 집에 살고 있던 루이팅은 부모님 집으로 돌아가면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날 밤 친구와 함께 지내기로 결심했다. 다음날 새벽, 20명 가량의 경찰관과 정부 관계자들이 루이팅을 찾기 위해 그녀의 부모 집을 찾아왔다. 

 

경찰관들은 루이팅의 아버지인 치앙과 어머니인 더준Dejun에게 이른비 언약교회를 떠나겠다는 서약서에 서명할 것을 강요했다. 루이팅의 부모가 서명을 거부하자, 당국은 루이팅의 아버지를 심문하기 위해 연행했다. 나중에 루이팅은 경찰에 자진 출두하여 조사를 받지 않으면, 당국이 그녀의 아버지와 10살 난 동생 지아넨을 해치겠다고 위협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에 그녀는 다른 성도들과 함께 기도한 후 자수를 결심했다. 

 

경찰이 이른비 언약교회를 급습하고 일주일이 지난 뒤, 루이팅은 지역 카페에서 5명의 사복 경찰을 만났다. 두 시간 동안 루이팅을 조롱하고 심문한 후, 그들은 이른비 언약교회와의 모든 관계를 끊겠다는 서약서에 서명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루이팅은 그녀의 부모가 그랬듯이, 그 문서에 서명하는 것을 거부했다.

 

이후 1개월 동안, 경찰은 루이팅과 그녀의 가족을 면밀히 감시했다. 가족 가운데 누가 외출하면 경찰 두 명이 바싹 따라붙어서, 교회에서 온 방문자들은 집에 들어갈 수조차 없었다. 심지어 한 경찰관은 루이팅의 위치를 추적하기 위해, 루이팅에게 자신의 이름을 위챗 친구목록에 추가하도록 강요했다.

일부 성도들은 경찰 급습의 결과로 교회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 우려했지만, 오히려 교회는 더 강해졌다. 루이팅은 “저는 더 담대한 성도들을 목격했습니다. 아무도 믿음을 포기하지 않았고 매주 계속 예배를 드렸습니다. 왕이 목사님이 없어도 우리는 항상 하나님께 예배를 드립니다.”

 

루이팅과 그녀의 가족은 어떠한 핍박도 인내하며 감당하겠다고 결심했지만, 당국의 새로운 전략으로 인해 중국을 떠날 계획을 세울 수밖에 없었다. 2019년, 중국 공산당이 웬주Wenju와 지아난Jianand이라고 하는 기독교인 부부를 체포한 뒤, 이 부부가 입양한 자녀 4명을 ‘이단 종파’에서 구한다는 명목으로 부부의 양육권을 박탈하는 사건이 일어났기 때문이었다.

 

얼마 후, 루이팅은 경찰관이 루이팅의 가족도 이단 종파의 일원으로 언급했다는 사실을 이웃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리고 당국자들이 똑같은 전술을 사용하여, 그녀의 입양된 남동생 지아웬을 빼앗아갈 수도 있다는 점을 감지한 루이팅은 중국을 떠날 시점이 다가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남동생 지아웬이 암 병력이 있었기 때문에 루이팅 가족은 대만 의료 비자를 받을 수 있었다. 지아웬은 아기였을 때 오른팔에 종양이 있었다. 루이팅 가족은 2019년 7월 대만으로 건너가  2년간 머무르다 2021년 6월 29일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루이팅과 그녀의 가족은 중국에서 기독교인으로 살았던 삶을 되돌아보며 그들이 견뎌낸 핍박에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핍박은 하나님이 주시는 큰 축복인 것 같습니다. 핍박은 우리 삶을 변화시켰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이곳에 데려오신 이유는 중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과 시진핑의 악한 면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서입니다. 저는 핍박이 중국 교회에 대한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핍박으로 중국에 복음이 더 확장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라고 루이팅은 말했다.

 

루이팅의 아버지 치앙은 자신의 믿음이 핍박을 통해 성숙해졌다고 말했다. “핍박받기 전에 저는 제 신앙이 좀 나태하다고 가끔 느꼈습니다. 하지만 핍박을 받으면서, 제 믿음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과 장차 하나님의 나라가 올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루이팅은 왕이 목사와 왕이 목사 가족을 위해 기도할 뿐 아니라 자신의 가족을 위해, 그리고 중국 정부의 감시를 받으며 계속 그리스도를 따르는 이른비 언약교회 성도들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녀는 “하나님께서는 제가 이 이야기를 여러분께 전하고, 한국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저의 경험을 나누기 원하십니다”라고 말했다.